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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인가? 갑상선암은

집들이선물추 2021. 9. 24. 02:09

"선생님, 갑상선암도 유전입니까?" 저희 엄마도 몇 년 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는데..."

최근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외래를 찾은 28세 여성 환자는 갑상선암이 유전인 것 같다고 걱정했다. 검사를 해보니 주변 임파절에서도 암세포가 관찰됐다.

여성 환자의 말대로 갑상선암은 유전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유전될 확률이 다르다. 갑상선암은 크게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역형성암으로 구분되지만 수질암은 유전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암은 유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유전성 갑상선암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는 갑상선수양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0.4~1%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갑상선암에 걸린 10명 중 2명(20%)은 유전과 관계가 있다.

갑상선 수질암 진단을 받으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여 다른 부분에 이상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5년 미국 갑상선학회 진료권고안에서도 갑상선수양암으로 진단된 모든 환자가 유전자 검사를 실시할 것을 추천하였다. 또 아이들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에 따라 가족들에게도 추가적인 검사와 치료를 권장한다.

화제를 돌려 우리가 갑상선암으로 알고 있는 것은 전체 갑상선암의 90%를 차지하는 갑상선 유두암을 의미한다. 갑상선유두암은 유전에 의해 발생할 확률이 5% 정도로 낮지만, 코덴증후군, 베르너증후군, 게복합체 등의 질환이 유전성갑상선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은 여성 10만 명당 78.5명이 발생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암이기 때문에 유전과 관계없이 가족 중에 갑상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외국의 보고에 따르면 가족 중에 갑상선암이 2명 있을 경우 유전과 관계없이 갑상선암일 확률이 6269%에 이른다. 이 때문에 가족 중 3명 이상의 갑상선암 환자가 있을 경우 유전성 갑상선암을 의심해 갑상선암 관련 유전자 검사를 하는 추세다.

가족 중 2명의 갑상선암 환자가 있을 경우 유전이 아닐 가능성은 높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다발성 갑상선암이나 임파절 전이가 많아 보다 광범위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젊은 연령에 갑상선암이 진단되는 것으로 밝혀져 유전이 아니더라도 갑상선암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암이라는 단어가 공포를 유발하지만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유전과 큰 관계가 없다. 갑상선암으로 치료받은 가족이 있더라도 담당의사와 잘 상의해 관리하면 대부분 문제가 없고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문, 권형주 이화여대 의대 부속 목동병원 외과교수 (출처: 건강이야기| 이화여대 부속 목동병원(eumc.ac.kr))